비밀연애 중인 엑소 디오와 탑시드 홈마 너징 썰 02
안녕하세요, 베브입니다.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처음에는 한 분 한 분 다 댓글을 달아드렸는데 그 시간에 글을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댓글을 다 못달아드렸어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들 똑같이 감사드려요! 재차 말씀드리지만, 암호닉은 5화 때 몰아서 받을게요. 제가 빼먹을 가능성이 99%에 이르는 지라! 그리고 연재주기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시간 날 때 쓰고 있어요. 그리고, 저 주제에 초록글이라니... 초록글이라니... 감사드려요. 초록글이라니... 정말 감사드려요! 별 것 없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 그럼 오늘도 함께 달려보아요!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상단바를 못잘랐는데 경수 엠블럼이네요. 제 최애는 레이입니다. 레이씽걸 없으세요..? 하지만 경수도 찬열이도 엑소도 다들 많이 많이 좋아해요! 사랑합니다 엑소.작가의 소소한 이야기 (주로 잡담.)
BGM : 나인뮤지스 - DOLLS
(가사에 집중해주세요.)
#5.
징어는 사진들을 모두 업로드하고 한 포털 사이트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사이트의 엑소 전용 카테고리에 들어가서 글을 확인한다.
그 곳엔 오늘도 징어의 홈페이지가 업데이트 되었다며 오늘도 예쁘고, 베디님 수고하셨어요. 등의 말이 올라와있다.
징어는 이런 사소한 말에 지친 마음을 달래는 편이었다. 사진도 예쁘고 오늘도 멋있다는 말. 경수에게 오늘 또 반할 것 같다는 말.
사실 징어는 얼마 전 유명 화보집의 최연소 사진작가 제의를 받아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휴학까지 내고, 진로를 바꿔가며 수정이와 정한 길인데 이렇게 결정한다면 경수를 볼 기회가 줄어 들 거고, 그렇다고 거절하자니 너무 소중하고 귀한 기회라서.
징어의 사진 솜씨는 여러 화보사들에서도 유명하다.
순간순간의 몸동작을 빠르고 정확하게 캐치해내는 징어의 실력은 프로 못지않기 때문에 징어를 스카웃하려고 벼르던 화보사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보사의 한국 지사에서 징어를 최연소 작가로 뽑고 싶다고 러브콜이 온 상황.
징어는 솔직히 조금 고민되는 게 사실이다. 자신의 꿈과, 경수의 응원 중 하나를 골라야 하니까.
징어는 스카웃 제의를 받은 카페에서 몇십 분 동안 고민하다, 결국 아메리카노를 한 입 마시고 어렵게 입을 떼어 일주일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하루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슬슬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해야 겨우겨우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징어가 스크롤도 멈추고 초점 없이 모니터를 바라보자, 한 장면의 스케치를 끝낸 수정이가 뭘 보나 해서 다가온다.
하지만 모니터 속의 글은 그렇게 오래 뚫어져라 볼 만한 내용은 아니었고, 자신이 다가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생각에 빠진 징어의 모습이 이상하기만 하다.
하긴 며칠 새 안 그래도 말이 없던 징어가 더 조용해졌다. 수정이는 분명 징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라고 짐작한다.
그렇지만 수정이는 지금 징어를 흔들어 깨우는 것보다,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게 맞는 것 같아서 그대로 뒤를 돌아 조심조심 작업실을 빠져나온다.
벌써 여덟시. 더 늦었다면 식사 때를 놓칠 수도 있었을 시간이었다.
수정이는 오늘 많이 힘들었을 징어니까 자신이 저녁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수정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오늘은 징어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해주기로 결심하고 냉장고를 열었다.
징어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옆 자리에 있어야 할 수정이는 없고 모니터의 화면은 이미 어두워져 있다.
몇 분을 이러고 있던 거야... 생각하던 징어는 늦은 시각을 보고 저녁을 준비하러 나간다.
원래 수정이는 요리보다는, 청소나 빨래 쪽을 주로 하는 편인데, 웬 일인지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 수정이에 징어는 깜짝 놀란다.
거기다가 딱 보니까 가지나물에, 시금치나물, 콩나물, 여러 봄나물들을 무쳐서 따뜻한 밥에 넣고 있다.
고추장도 한 숟가락 넣고, 참기름도 넣고. 계란도 탁탁 깨뜨려 노릇노릇하게 구운 후 모두 보울에 넣어 비비기 시작하는 수정이.
사실 나물 비빔밥은 수정이보다는 징어의 취향이었다.
여러 봄나물들을 좋아하는 징어에게 수정이는 늘 할머니 같다며 잔소리를 했었다. 맨날 풀만 먹는 게 꼭 토끼 같다며 한동안 바니걸이라고 부른 적도 있다.
그런 수정이가 지금 이렇게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수정이가 자신에게 뭔가가 있단 것을 안 게 틀림없었다.
눈치가 빠른 징어는 그걸 알아채고 일부러 자신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 수정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뭘 어떻게 보답해줘야 할까 생각하던 징어는 식사를 하면서 수정이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하기로 결정한다. 수정이도 그걸 원할 테니까.
수정이는 보울 째로 식탁에 올려놓고, 김치와 몇몇 간단한 반찬들을 두고 앉았다.
징어가 반대편에 앉자, 수정이는 계란 노른자를 톡톡 터뜨리고 계란을 숟가락으로 잘라가며 비빈 다음 징어에게 한 숟가락 떠서 먹여 주었다.
징어는 그걸 받아먹고, 또 예쁘게 숟가락에 담아서 수정이에게 먹여주었다.
눈웃음이 끊기지 않고 나오는 두 사람.
수정이는 처음 해 보는 데도 의외로 맛있는 비빔밥에 서로를 먹여주던 우정은 뒤로 하고 일단 자신의 입에 비빔밥을 넣기 바빠지는 징어와 수정이의 모습이 또래 여자들 같다.
식사를 끝내고 그릇을 씻고 나서, 언제나 처럼 징어는 사과를 깎아서 그릇에 담고 포크 두 개를 꽂아 거실 소파에 앉는다.
수정이랑 티비를 틀어보니 마침 엑소의 무대가 시작되는 타이밍이었다.
수정이와 징어는 포크에 사과를 콕 집고 있다는 것도 잊고, 집중해서 무대를 보기 시작한다.
몇백 번이고 본 안무와 몇천 번이고 들은 노래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질리지 않는 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저 늘 매번 새로운 경수, 새로운 찬열이라는 사실이 그저 떨리기만 하는 두 사람이니까.
3분 30초간의 정적이 끝나고 나서야 징어와 수정이는 다시 포크를 들어 사과를 집어 먹는다.
하지만 이내 또 포크를 입 앞에서 멈추게 되었다. 엑소의 백스테이지를 보여주는 코너 때문에.
엑소의 대기실은 사진으로 빼고는 처음 보는 두 사람이다.
여러 화장품들로 어지러운 거울 앞. 여기저기 널려있는 옷들과 가방.
멤버가 많다보니 스탭도 많고, 코디도 많아 혼잡한 대기실의 모습에 수정이가 얼굴을 찌푸렸다.
셀프 카메라를 잡은 주인공은 찬열이. 찬열이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면서 카메라를 얼굴에 들이밀자 수정이는 부끄러운 듯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집어 먹는다.
찬열이는 여러 가지 농담을 해가면서 멤버들을 한 명 한 명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수정이의 얼굴이 완전히 빨개질 때 쯤, 찬열이가 디오 씨! 하며 경수를 불러냈다.
경수는 빼꼼 뒤를 돌았다가, 속사포 같은 찬열이의 말에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징어는 그걸 보면서, 사과를 한 입 더 베어 먹는다. 저러다가 태도 논란이라도 뜨면 어쩌려고 저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찬열이의 '여러분, 다음에 봐요! 쪽! 하트 뿅!' 과 같은 멘트를 끝으로 엑소의 백스테이지는 끝났다.
수정이는 고개를 들고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고 있고, 징어는 사과 그릇을 치우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이제 가을이 오려나, 저녁이라 그런지 많이 쌀쌀해진 바람이 느껴진다.
경수는 감기 안 걸리려나?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 할 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소파에 앉은 징어는 수정이에게 말을 건다.
"수정아. 할 말 있어."
#6.
수정이는 너징의 말을 듣고 느릿하게 고개를 든다.
그 새 원래대로 돌아온 얼굴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수정이의 표정에 징어는 푸흡,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금세 얼굴을 굳히고 왜 웃냐는 수정이의 타박에 그냥. 하고 대답한 징어는 고민을 털어놓을 준비를 한다.
-
"너 같으면 어쩔거야?"
"나 같으면? 음…. 솔직하게 나 같다면 그거, 안 받아."
"왜?"
"일단은. 아직 우린 너무 어리기도 하고, 경험도 적고. 여유도 없고, 배운 것도 적고. 그런 일은 나중에도 충분히 할 수 있잖아."
"음…."
"대학도 졸업하고 여러 가지 즐겨 보고 나서 하는 게 낫지 않겠냐."
역시 시원시원한 수정이답게 거의 바로 나오는 답. 수정이에게 말을 하면 이런 게 편했다.
뭐든 똑부러지게 자기주장을 갖는 모습 덕분에.
하지만 징어는 뭐든 남을 먼저 배려하고 남을 위하는 것 때문에 결단력은 조금 부족했다.
징어가 수정이의 행동을 컨트롤 해준다면, 수정이는 징어의 결정을 돕는 편이다.
징어는 수정이의 말을 듣고 조금 생각에 빠졌다.
수정이의 말대로, 징어는 아직 어리고, 여렸다. 아직까지 사회생활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면이 많았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결코 쉽게 붙는 타이틀이 아닐 거란 걸 알기 때문에 더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었다. 그만큼 노력하고 고생해서 단 타이틀일 거니까.
징어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해나간다.
수정이는 한참동안 징어가 생각하는 옆에 앉아 있다가, 졸리다며 먼저 자겠다고 방에 들어갔다.
물론 졸리단 건 핑계이다. 그냥 혼자 편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려는 수정이의 배려 정도.
징어는 침대에 누워서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시각은 벌써 새벽 두 시를 넘어섰고, 수정이는 아까 팩을 떼어내고 촉촉하다 못해 반들거리는 피부로 깊게 잠이 들어있다.
두 시면…. 경수는 숙소일려나. 징어는 조심스럽게 경수에게 카톡을 보내본다.
'1 오전 2:31 경수야.'
'1 오전 2:31 숙소야?'
바로 볼 리 없는 카톡에, 잠시 기다리던 징어는 자신의 행동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하고 후회가 되었다.
나중에 경수가 걱정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징어는 하나의 카톡을 더 덧붙인다.
'1 오전 2:32 오늘 특히 멋있었어. 그 머리 너한테 잘 어울리더라. 내일 보자. 잘자.'
딱딱하고 이모티콘 하나 없는 카톡이지만 징어는 나름대로 애교를 섞어서 쓴 카톡이었다.
징어는 오늘 섣불리 카톡을 걸어버린 자신을 탓하며, 검정색 아이폰을 베개 옆에 두고 눈을 감는다.
그냥, 내일 씻으면서 결정하지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7. (경수 Ver.)
경수는 샤워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앉아 충전기에 연결시켜 놓은 검정색 아이폰을 집어 든다.
그곳엔 역시 소름끼치는 몇백 통의 문자와, 전화가 와있다. 이젠 익숙해져서 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좀 소름이 끼치기는 한다.
대체 이런 건 어디서 알아내는 걸까.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면서 문자를 보자 그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경수 오빠에요?'
'도경수?'
'도경수지?'
'봤으면서 답장안하네.'
'존나 싸가지 없어 ㅋㅋㅋㅋㅋ'
'야. 답장안해?'
'야 도경수.'
살벌한 문자 내용들을 보던 경수는 이제 무섭다기보단 어이가 없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이젠 당황스럽지도 않은 상스러운 말들. 경수는 그냥 아이폰 홀드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치우는 편을 택한다.
침대에 누운 경수는 잠이 잘 오지 않는데도 억지로 자려고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다가 결국 몸을 일으킨다.
한참을 손을 뻗었다 말았다 고민하던 경수는 아이폰을 집어 들어 아까 봤던 징어의 홈페이지에 다시 접속한다.
'DATA' 카테고리를 누르려던 경수는 실수로 옆에 있는 'GUEST' 카테고리를 누른다.
뒤로 가기를 누르려던 경수는 그 곳의 어떤 메모에 모든 손동작을 멈춰버린다.
경수는 그 글을 보자마자 카톡을 켜서 즐겨찾기 가운데쯤에 저장된 '베브'에게 1:1 톡을 건다.
대화창에 들어가자, 그곳엔 못 봤던 카톡이 있다.
'경수야. 오전 2:31'
'숙소야? 오전 2:31'
그리고 1분 뒤에 이어진 카톡.
'오늘 특히 멋있었어. 그 머리 너한테 잘 어울리더라. 내일 보자. 잘 자. 오전 2:32'
분명, 무슨 일이 있는데, 그래서 경수에게 말을 하려다가 경수가 힘들까봐 다른 말로 돌려버린 징어가 틀림없다.
경수는 아까의 메모와 지금 카톡을 번갈아가며 생각하다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아까의 메모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베브님. ☆☆ 잡지사에 캐스팅 제의 받았다고 들었어요. 거기 들어가면 페이도 세고 사진작가로서의 최고의 명예라던데. 캐스팅 제의 받으실 거에요?
받으시면 홈마 더 이상 못 하실텐데.. ㅜㅜ 만약 들어가신다면 좀 슬프겠지만 괜찮아요! 베브님의 현명한 결정에 따를게요 ^^.'
머릿속이 하얀 눈밭으로 변해버린 것 같은 경수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징어의 카톡을 본다.
경수는 지금 징어의 마음속이 투명하게 읽히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경수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겠다고 징어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 경수는 다급하게 카톡을 남긴다.
하지만 징어는 자고 있는지 답장을 하지 않는다. 경수는 평상시에 폰을 자주 만지지 않는 징어를 알기에, 제발 이 카톡을 징어가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결국 경수는 이 날을 뜬 눈으로 새우고, 평상시보다 훨씬 피곤하고 지쳐 보이는 얼굴로 스케줄을 나섰다. 검은색 아이폰을 손에 꼭 쥐고.
* * * * * *
다음 화에는 다시 예쁘고 잔잔한 경수와 징어 커플로 돌아와요.
찬열이랑 수정이는 대체 어디서 접점을 두어야 잘 어울릴지 00화 때부터 고민 중입니다. 기다려줘요.
오늘따라 더 글이 두서없고 정신 없네요.
내용도 짧고. 죄송해요.
원래 소설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이라고들 하죠.
저는 발단-절정-절정-절정-절정-절정-절정-급결말
이렇게 나는 것 같네요.
후... 많이 부족한 글솜씨 죄송합니다.
오타 지적, 문법 오류 지적은 감사히 받습니다!